제41장

소피

나는 침대 옆 창턱에 앉아 무거운 비가 주변을 범람시키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커다란 빗방울이 유리창을 천천히 타고 내려왔다. 어두워지는 회색 하늘은 천둥의 소음과 화난 듯한 번개의 섬광으로 고요한 시골 풍경을 밝히고 있었다.

나는 다리를 끌어안고 무릎에 뺨을 대고 있었다. 마음이 떠돌고 한숨을 쉬며 불만을 터뜨렸다. 요즘 내가 가장 잘하는 일이 바로 이거다. 지금 당장 저 밖에 나갈 수 있다면 좋겠는데. 나는 비를 사랑한다. 하지만 발목에 단단히 감겨 있는 금속 사슬이 내가 어디에 있는지 끊임없이 상기시켜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