챕터 9

바람이 내 피부를 스치고 지나간다. 차갑고 예리하게, 축축한 흙과 소나무 향기를 실어 나르며. 여기서 내려다보니, 도시가 작아 보인다—심지어 하찮게까지.

나는 몸의 무게를 옮기며 팔짱을 끼고 키어런을 힐끔 본다. 그는 내 옆에 서서, 재킷 주머니에 손을 넣고, 수평선을 응시하고 있다. 마치 내가 볼 수 없는 무언가를 보는 것처럼.

“여기서 네 희생자들을 밀어 떨어뜨리기 전에 다 데려오니?” 내가 침묵을 깨며 묻는다.

키어런은 조용히 웃음을 흘린다. “네가 처음이야.”

“운이 좋네.”

“그래.” 그가 나를 힐끔 보더니, 무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