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장

다음 날, 나는 몽롱한 기분으로 깨어났다. 전날 밤의 생각들이 아직도 가슴에 남아 무겁게 느껴졌다. 아이린의 키스, 그녀의 미소, 그리고 그녀의 조용한 강함이 마치 멈출 수 없는 영화처럼 내 머릿속에서 반복되었다.

토요일이었다. 학교도 없고, 하루가 끝없이 펼쳐진 빈 캔버스처럼 느껴졌다. 본능적으로 핸드폰을 확인했지만, 아이린에게서 온 메시지는 없었다. 실망감이 살짝 밀려왔지만, 애써 떨쳐내려 했다.

아래층으로 내려가니 엄마가 벌써 부엌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팬케이크 냄새가 공기 중에 퍼지면서 잠깐이나마 위로가 되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