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백 넷

나는 끔찍하게 잤다. 악몽이 밤새 내 잠을 괴롭혀 이리저리 뒤척이게 했고, 심지어 땀에 흠뻑 젖어 깨기도 했다. 불안감 때문에 일어나 모든 잠금장치를 다시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침대에 누워 다시 잠들려고 했지만, 내 마음은 창문이나 문의 잠금장치를 정말로 확인했는지 계속 의심하게 만들어 다시 확인하게 했다. 결국 알람이 내 머리 옆에서 요란하게 울리자 어쩔 수 없이 침대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마치 좀비 같은 기분이었다. 간신히 일어나 화장실로 가서 수도꼭지를 틀었다. 그런데 물이 나오지 않았다. 파이프에서 덜컹거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