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 우리가 이걸... 하고 있는 건가?

베인 시점

세상이 멈춰버린 것 같았다. 내 눈에는 그녀만 보였다. 그녀의 눈에 담긴 고통과 곧 뺨을 타고 흘러내릴 것 같은 눈물만이.

내가 말을 잇지 못한 건 그녀가 요구하는 선택을 하기 싫어서가 아니었다. 그 침묵은 나를 방심하게 만든 충격 때문이었다.

아이페는 분노에 차서 이곳에 왔다. 마치 내게 교훈을 주려는 듯 보였지만, 대신 모든 것을 뛰어넘어 나에게 또 한 번의 기회를 주고 있었다.

왜 그녀는 내게 두 번째 기회를 주는 걸까? 난 그녀에게 첫 번째 기회조차 주지 않았는데.

내가 혼란스러운 틈을 타, 그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