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권 - 챕터 35

하퍼

밤늦게까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잠자리에 들 때쯤엔 완전히 지쳐 있었다. 내 옆의 빈 공간 때문인지, 아니면 머릿속에 너무 많은 생각이 맴돌아서인지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밤새 뒤척거리는 것만 같았다. 간간이 잠이 들었을 때는 붉은 황무지와 피투성이 전투에 대한 꿈을 꾸었다. 이불에 온몸이 엉켜 땀에 젖은 채로 깨어났고, 잠자리에 들기 전보다 더 기분이 나빴다. 침대 옆 탁자 위 시계를 보니 아직 새벽 다섯 시였다. 한 시간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 신음소리를 내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반바지와 끈이 달린 상의, 운동화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