챕터 55

하퍼의 시점

거울 속 내 모습을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편하게 입으라고! 그게 쪽지에 적힌 내용이었다. 대체 그게 무슨 뜻이란 말인가. 편하게 입는다는 건 파자마나 조거 팬츠를 의미하는데, 데이트는 그보다 더 신경 써야 했다. 데이트에 편하게 입는다는 건 또 뭐지? 나는 이미 스키니 블랙 진과 검은색 조거 팬츠 사이에서 두 번이나 갈아입었다. 거울 앞에서 짜증을 내며 헝클어진 머리를 풀어 등 뒤로 늘어뜨렸다. 이미 오후 5시인데, 이렇게 여자애처럼 구는 내 모습에 짜증이 났다. 한숨을 쉬었다. 그냥 해버리자! 검은색 조거 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