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9 얼마나 아이러니한가

바네사가 레이놀즈 저택에서 나오자, 햇빛도 그녀의 얼굴에 서린 찡그림을 가려주지 못했다. 인간 애정의 변덕스러움이 잔인한 명확함으로 그녀를 강타했다. 한때는 가족의 사랑받는 귀염둥이였지만, 이제 그녀는 대체되었고, 단 3년 만에 그들의 마음속 자리를 다른 이에게 빼앗겼다.

피비는 그저 가정부의 딸에 불과했는데, 어떻게 레이놀즈 가문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이 의문이 바네사를 괴롭혔고 질투심이 그녀의 혈관 속에서 뜨겁게 타올랐다. 그녀의 쓰라린 생각의 흐름은 전화기의 끈질긴 진동음에 갑자기 중단되었다. 화면에 루비의 이름이 깜빡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