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1화 왜 귀가 빨개지는가?

피비는 갑자기 자세를 바로 하고 방 입구를 향해 시선을 던졌다. 그곳에는 마치 위압적인 조각상처럼 테오도어가 서 있었다. 그의 존재감은 강렬했고, 모든 것을 조용히 지켜보는 엄격한 수호신을 연상시켰다.

"존, 그 안약 좀 건네줄래요?" 그녀는 손을 뻗어 그에게서 작은 병을 받으려 했다.

테오도어는 방 안에서 그 교환을 명확히 볼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그는 피비가 병을 받을 때 그녀의 섬세한 손끝이 존의 손가락에 스치는 것을 알아챘다. 이 사소해 보이는 접촉이 테오도어의 눈썹을 찌푸리게 했고, 그의 표정은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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