챕터 127

의회실은 권력과 기억의 기념비였다. 원형 벽면에 늘어선 고대 깃발들은 과거의 승리와 쓰라린 패배의 메아리를 품고 있었다. 위에는 대장간에서 만든 철제 샹들리에가 매달려 있어, 그 깜빡이는 불빛이 구석에서 지켜보는 듯한 긴 그림자를 드리웠다. 중앙의 테이블은 광택이 나게 닦여 있었고 비어 있었다. 그곳은 칼이 실패한 자리에서 말이 성공하려 시도할 공간이었다.

세라피나가 가장 먼저 도착했다.

검은 흑요석 같은 비단을 흐르듯 걸친 그녀는 수세기의 협상을 지켜본 이의 안정된 우아함으로 움직였다. 빛 아래서 은빛 머리카락이 반짝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