챕터 54

노크티스 도미니아의 대연회장은 이미 한참 전에 비어 있었지만, 로난은 여전히 입구 근처에 서서 그의 아버지와 늑대인간 수행단이 뱀파이어 수도를 떠나는 거대한 돌다리로 향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횃불이 밤공기 속에서 깜빡이며, 마차들이 기다리고 있는 안뜰에 길게 그림자를 드리웠다.

카엘은 넓은 어깨 위로 모피가 덮인 망토를 두르고, 황금빛 눈을 앞에 고정한 채로 천천히 걸었다. 그러나 마차 근처에 다다랐을 때, 그는 멈추었다. 뒤돌아보며 아무 말 없이 로난과 눈을 마주쳤다.

로난은 잠시 망설였지만 곧 앞으로 걸음을 내디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