챕터 97

정오의 태양이 윈드가드 위로 높이 떠서 도시의 돌 건물들에 따스한 빛을 드리웠다. 바람에는 감귤과 양피지 향이 실려 왔고, 귀족 신하들이 뿌린 향수 냄새가 살짝 배어 있었다. 도시가 긴박함이 아닌 목적성을 가지고 웅웅거리는 그런 날이었다. 웅장한 홀 안에서 로난 왕자는 에드릭 행정관과 마주 앉아, 황금빛 눈으로 테이블 위에 펼쳐진 지도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해안 정착지와의 무역이 재개된다면," 에드릭이 말하고 있었다. "상인 호송대 일부를 다시 돌려서—"

무거운 문이 삐걱거리며 열렸다.

로난의 시선이 날카롭게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