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1074

낡은 아파트 단지 문을 막 나서려는 순간, 익숙한 섹시한 실루엣이 입구에 서 있었다.

그 여자는 지루하게 서 있다가 나를 보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어때, 그 남자랑 대화 끝났어?"

이 여자는 바로 손핑이었다. 내가 아내를 만나기 전, 학창 시절에 3년 동안 사귀었던 여자였다.

지금 보니 손핑은 경찰 제복을 입고 있었는데, 당당하고 멋진 모습이었다. 양손은 주머니에 넣고 반쯤 높은 가죽 구두를 신은 채, 키 큰 체구와 볼륨감 있는 몸매가 어우러져 특별한 매력을 풍기고 있었다.

역시 제복은 여자의 기품을 돋보이게 한다는 말이 맞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