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128

나는 이런 표정을 짓고 있는 장원호를 보며 주먹을 더욱 꽉 쥐었다. 가슴속에서 분노가 급속히 치솟았다. 오랜 친구 사이라는 정을 생각하지 않았다면, 그때 장원호가 우리 몇 명에게 보여준 모습을 떠올리지 않았다면,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주먹을 휘둘렀을 것이다.

장원호는 또 다른 와인잔을 꺼내 레드와인을 따르고 내 앞으로 밀어주며 앉으라는 신호를 보냈다.

"소룡아, 우리 모두 성인이잖아. 곧 서른이 되는 나이인데, 우리가 어린애도 아니고, 대학 다닐 때처럼 의기용사로 행동하지 마. 그건 소용없어."

"게다가 우리 이제 이 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