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636

아내의 말을 곱씹고 있었다. 아내 같은 온순하고 내성적인 성격으로는 그렇게 강제로 만져지는 상황에서 분명히 매우 당황했을 텐데, 그걸 밖에 말할 수도 없어 속으로만 억울함을 삼켰을 것이다.

하지만 밤이 되면 아내의 욕망이 솟아올라 그런 상황을 환상하게 된다니, 모든 사람이 다 마찬가지인 것 같다. 욕망과 이성 앞에서 누구나 모순되고 갈등하게 되는 법이다.

아내는 말을 마치고 나서 벌써 한참 전에 침실로 들어갔고, 나는 거실에 앉아 이 일을 곰곰이 생각하고 있었다.

아내 말로는 회사에서 그 무슨 임 부장이랑은 분명히 자주 만나는 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