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691

입술을 삐죽이며 아내의 웃음기 어린 눈길을 무시한 채 누워 잠을 청했다.

어느새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이렇게 푹 잔 건 오랜만이었다. 극도로 고요해서 내 심장 박동이 고막에 닿는 소리까지 들릴 정도였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소변이 마려워 잠에서 깼다. 보통은 밤중에 화장실에 가지 않는데, 어젯밤 저녁 식사 후 텔레비전을 보면서 물을 몇 잔 더 마셨던 것이다.

몽롱한 상태로 일어나기 싫었지만, 뒤척이다 몇 분이 지나자 더 불편해져서 극도의 졸음을 참아내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정신이 들자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시간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