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781

아내가 화장실로 들어가고 나서야 화장실에 불이 켜져 있다는 것을 알아챘지만, 이미 들어와 버렸다.

아내는 코를 살짝 움직였는데, 아마도 향기와 악취가 섞인 구역질나는 냄새 때문이었을 것이다.

아내는 이제 손에 침대 시트와 옷가지를 들고 있지 않았고,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아내가 침대 시트를 내려놓자마자, 당연히 변기 앞에 약간 허리를 구부리고 서 있는 모습을 제일 먼저 보게 되었다.

하필이면 한 손으로는 여전히 화장지를 잡고 있던 펑펑이 아내에게 발각되자, 아내도 순간 멍해졌다.

아내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이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