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910

화면 속에서 이 장면을 보는 순간, 갑자기 불길한 감정이 솟아올랐다.

설마 그 뚱뚱한 늙은이가 먹은 것이 자신을 강하게 만드는 약물이었던 건 아닐까? 그 가루를 물잔에 넣고 골고루 흔들었는데도 여전히 투명한 색이라 무엇이 첨가되었는지 전혀 알아볼 수 없었다.

그리고 그 잔의 물을 린즈산은 마시지 않았다. 즉, 내 아내를 위해 준비한 것이었다.

내 마음이 조여들었다. 이 순간 나는 책상 가장자리를 몇 초 동안 꽉 붙잡았다가 천천히 힘을 빼고 팔을 거두었다.

지금 내가 흥분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이 모든 일은 어젯밤에 이미 일어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