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933

아내는 내 말을 듣고 나서 계속 불안한 듯 좌우를 살피고 있었다. 사실 우리가 있는 이 구석에는 손님도 없었고, 식당 전체에서 우리의 대화에 신경 쓸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내 말에 아내는 2초 정도 지난 후에야 억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응, 다음 주말이면... 그때 가서 보자.

별일 없으면 그때 천 언니한테 말해볼게. 어쨌든, 어쨌든 같은 회사에 있잖아.

게다가 그 정도까지 일이 진행됐으니, 내가 천 언니랑 직접 소통하는 게 더 편할 것 같아."

아내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에는 강한 수치심과 거부감을 느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