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1496

내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늦었다. 고개를 돌리자 눈부신 불빛이 눈앞에서 터져 나왔다.

이제 죽었구나 싶은 순간, 갑자기 누군가가 나를 세게 밀쳐 넘어뜨려 옆으로 굴러갔다.

랜드로버가 내가 방금 서 있던 자리를 지나갔고, 그제서야 브레이크를 밟고 멈췄다. 창문이 열리며 수염이 덥수룩한 남자가 욕설을 내뱉었다. "눈이 멀었냐? 길 걸을 때 눈 안 떠?"

내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그는 머리를 집어넣고 차는 곧바로 사라졌다.

온몸이 아파서 그제야 형이 나를 구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형을 바라보니, 그의 시선은 멀어져 가는 차를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