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619

"나는 말이 많은 사람이 아니다. 화제를 찾는 일에 대해서도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짧은 침묵 속에서 송방옥이 말을 꺼냈다. "그럼 당신과 부인이 처음 만나서 결혼하기까지의 이야기를 좀 들려주실래요?"

이건 내게 너무나 익숙한 이야기라 바로 말문이 열렸다. 긴 시간 동안 나는 쉴 새 없이 떠들었고, 전화기 너머로 송방옥은 조용히 경청하며 가끔씩 한마디를 건네거나 웃음소리를 내곤 했다.

열 시가 넘어서 내 휴대폰에 또 전화가 걸려왔다. 화면을 보니 아내였다. 나는 송방옥에게 말한 후 "안녕히 주무세요"라고 인사하고 전화를 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