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695

나는 테이블 위에 서서 위장을 벗겨내고 안에 있는 충전재를 꺼내자, 맞은편의 불빛이 구멍을 통해 보였다. 아쉽게도 각도가 맞지 않고 위치가 너무 높아 방 안의 상황은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충전재를 치우니 안에서 나누는 대화는 아주 선명하게 들렸다.

리나가 한 남자와 웃으며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여기서 며칠 일해야 한다고 했다. 그녀가 바람을 피우는 건지 아니면 남편도 함께 왔는지는 알 수 없었다.

마음이 조급해질 때쯤 종아리를 탁 치는 느낌이 들어 뒤돌아 송팡위를 한번 쳐다봤다.

송팡위의 눈에도 호기심이 가득했다. 그녀가 건네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