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27

아마도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아서 더 깊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아. 내일 육시기와 그 일을 마무리하고, 만약 육시기가 그 후에 나를 무시해도 내가 손해 본 건 없고, 만약 육시기가 나에게 조금이라도 친근하게 대한다면 그건 내가 이득을 본 거지!

어차피 손해 볼 게 없는데, 뭐가 두렵겠어?

눈을 감고 달콤한 꿈을 꾸며 모든 일이 내 예상대로 될 거라 생각했는데, 정말 상상도 못했던 건 예남이 끈질긴 여자라는 점이었어.

아침 일찍 예남이 찾아왔어. 내가 교실에 막 도착해서 자리에 앉아 있는 육시기에게 말을 걸려는 찰나, 예남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