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50

삐빅.

별장 문 앞 도로를 지나가는 차가 푸들을 산책시키는 젊은 여성에게 비키라는 뜻으로 가볍게 경적을 울리는 소리에 깊은 잠에 빠져 있던 위즈통이 깨어났다.

검은 나비처럼 속눈썹이 살짝 깜빡이더니, 상쾌한 기운이 담긴 밝은 햇살이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다시 눈을 감고 손을 들어 입을 가린 채 기지개를 켰다. 무한한 나른함이 느껴지는 모습이었다.

어젯밤 너무 달콤하게 잠들어서 매일 아침 6시 30분에 울리는 휴대폰 알람 소리도 듣지 못했다. 이렇게 해가 높이 떠 있는 걸 보니 지금쯤 8시가 넘었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