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906

이것이 바로 천국이다.

하늘은 가슴이 떨릴 정도로 파랗고, 구름은 울고 싶을 만큼 하얗고, 바닷물은 가장 깊은 곳까지 볼 수 있을 만큼 맑으며, 바람은 연인의 손길처럼 부드럽다.

여기엔 성가신 자동차도 없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쓰레기 봉투도 없으며, 수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인파도 없고, 더욱이 호르몬을 먹고 자란 돼지와 소도 없다.

작은 노점을 차려 물건을 팔 때 단속반이 와서 쫓아낼 걱정도 없고, 대낮에 백모단과 자손 번식을 위한 일을 하다가 풍기문란이라고 꾸짖을 걱정도 없다.

집을 살 필요도 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