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76

소연하의 손가락이 허공에 굳어졌고, 표정은 멍해지며 눈가가 갑자기 붉어졌다.

그는 몸을 숙여 내 발목을 손으로 잡고, 말없이 품에서 열쇠를 꺼내 자물쇠 구멍에 넣었다.

쇠사슬이 바닥에 떨어지며 청명한 소리를 냈다.

나는 입술을 다물고 그를 한참 바라보다가, 불필요한 연민의 감정을 억누르고 뒤돌아보지 않은 채 방으로 들어갔다.

소연하 혼자만 남겨두고.

방 안에는 옅은 피 냄새가 감돌았다.

우하는 이미 소연예의 상처에 약가루를 발랐고, 지금은 붕대를 감고 있었다. 내가 오는 것을 보자 말없이 붕대를 내 손에 건네고 대야를 들고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