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27

묵성택은 몸을 닦고 나서야 상쾌함을 느꼈다.

소파 옆 테이블 위의 유선전화가 때아닌 때에 울리자, 그는 리모컨을 들던 손을 멈추고 받을지 말지 고민했다.

유선전화가 세 번째 울릴 때까지 기다리다가 그제서야 전화를 받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상대방도 잠시 침묵에 빠졌다가 가벼운 웃음소리를 내며 말했다. "성택아."

"셋째 형."

묵성택의 표정이 풀어졌다.

위정강은 입에 담배를 물고 바 카운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우아하게 앉아 있었다. "뭐 하고 있었길래 내 전화도 안 받아?"

"발신자 표시가 안 돼서요."

위정강은 잠시 멈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