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47

하군신은 수업 시간에 몇 번이나 딴생각을 했다.

수재로서 공부 중에 딴생각을 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었다.

윤상은 몇 번이나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며 마음속에 의심이 서서히 피어올랐다.

"하군신, 너 어제 왜 학교 뒷문에 안 왔어?" 그녀가 시험 삼아 물었다.

"난 거기 가겠다고 약속한 적 없어." 하군신이 짧게 대답했다.

두 사람 사이에 침묵이 흘렀다. 윤상은 하군신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의 자존심을 잊고 있었다. 그가 좋은 과외 선생님을 찾고 싶어도 굳이 남의 도움을 청하지는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