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86

"저는 예 씨와 그냥 친구 사이입니다."

묵성택이 무덤덤하게 말했다. 종정명의 살벌한 눈빛이 쏟아질 때도 그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대답했다. "처음 봤을 때, 예 씨를 제가 찾던 사람으로 착각했고, 나중에 그 점을 예 씨에게도 설명했습니다."

"쾅!"

종정명이 주먹을 날렸다. 묵성택의 말을 듣는 동안 어디서 솟았는지 모를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무슨 헛소리야, 네가 찾던 사람이 아니라면 왜 데리고 왔어?"

묵성택은 맞은 자리를 혀로 살짝 건드리며 순간 모든 것을 이해했다. 그는 종정명을 보며 조금 우스운 듯 말했다.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