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15

란위의 비파 현이 몇 개나 끊어지고, 뒷판도 갈라져서 완전히 망가져 버렸다. 그 비파는 꽤 오래된 것으로, 그가 열 살 되던 해 생일에 어머니가 선물해 준 것이었다.

란위는 자신의 어머니가 태어날 때부터 화선(꽃배)에서 일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화선의 여인들 중에는 거문고, 바둑, 서예, 그림에 능한 이들이 많았는데, 그중 한 사람은 비파를 특별히 잘 연주했다.

어린 시절 란위는 화선에서 몰래 숨어 그녀가 비파 연습하는 것을 지켜보곤 했다. 그녀는 란위를 발견해도 화내지 않고 오히려 자주 그를 놀리며 비파를 가르쳐 줄까 묻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