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27

이유청이 떠나자 방에는 이명안과 난옥 두 사람만 남았다. 방 안은 조용해서 이명안의 거친 숨소리가 들릴 정도였다.

그는 굳은 채로 서 있었다. 난옥을 보고 싶으면서도 감히 쳐다볼 수 없었다. 잠시 후, 이명안은 손을 뻗어 자신의 뺨에 있는 아픈 상처를 만져보았다. 그리고 몸을 숙여 자신의 안경을 만지작거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난옥, 미안해요."

이명안은 마음이 불안했다. 안경을 주워들고 뻣뻣하게 손가락으로 안경테를 닦았다. 설명하고 싶었지만, 무엇을 설명할 수 있을까?

한밤중에 난옥을 방문한 것을 설명할까, 아니면 난옥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