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109

그가 눈을 내리깔며 눈동자에서 광기처럼 솟구치는 감정을 필사적으로 억눌렀다. 청량하고 고귀하면서도 듣기 좋은 목소리로 말했다. "공주님, 소인을 부르신 이유가 무엇입니까?"

어떤 일이든 좋았다.

사실 그녀가 자신을 불렀다는 것만으로도 그의 마음은 무척 기뻤다.

"류사."

얼마 지나지 않아 류사가 나무로 만든 상자를 들고 구잔 앞으로 왔다.

상자는 최상품 자단목으로 만들어졌으며, 금과 옥이 박혀 있어 더할 나위 없이 호화로웠다.

"열어 보세요." 랭란즈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구잔은 손가락 끝을 비볐다. 잠시 후, 그녀의 말대로 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