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141

조당 위에서 키가 큰 남자가 등을 곧게 펴고 서 있었다. 옥석처럼 맑고 차분한 목소리로 그는 천천히 말했다. "연국이 이번에 평화 동맹을 구하는 것은 안양제가 막 즉위했기 때문입니다. 내부 문제도 해결하지 못했고, 외부 위협도 두려워하니 급히 일시적인 평화가 필요한 것입니다. 여러 대인들께서는 아직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계신 겁니까?"

그는 차가운 눈으로 장내의 모든 사람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훑었고, 월왕의 얼굴을 지나칠 때는 잠시 멈칫하다가 시선을 돌렸다.

무정한 눈동자에서 차가운 빛이 가라앉았고, 그의 시선에 스쳐진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