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263

냉란지는 수십 명의 수행원들 사이에서 천천히 걸어 나왔다.

태자는 눈살을 찌푸리며 이 여동생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표정은 차갑고 오만했으며, 얼굴에는 마치 견고한 얼음 가면을 쓴 듯했다. 사람들을 천리 밖으로 밀어내는 듯한 모습은 기억 속 온화하고 현숙했던 여동생의 모습과는 너무나 달랐다.

"가라야, 네가 변했구나."

"태자님, 당신도 변하셨어요." 냉란지는 무표정하게 공주부 밖의 수백 명의 경극위를 바라보며 말했다. "조서도 없이 공주부에 함부로 들어오다니, 무슨 짓을 하려는 거죠? 반역이라도 꾀하시는 건가요?"

태자가 냉큼 코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