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286

월왕부.

어의들은 방 안에서 메추라기처럼 움츠러들었다. 원정과 몇몇 지위가 높은 어의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속수무책인 표정이었다.

침상 위에는 월왕이 누워 있었는데, 그의 얼굴은 창백함 속에 푸른빛이 감돌며 마치 죽음을 앞둔 사람 같았다.

건량제는 침대 곁에 서서 눈을 꼭 감고 있는 아들을 바라보며 순식간에 십여 년은 늙어버린 듯했다.

월왕비와 첩들은 모두 바깥채에 서 있었고, 분위기는 슬픔으로 가득했다. 자식이 없는 첩들은 월왕이 죽으면 자신들도 따라 죽어야 한다는 생각에 더 이상 마음속 슬픔을 억누르지 못하고 통곡했다.

추원원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