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86

심의지가 갔다가 다시 돌아왔다.

냉란지의 머리는 아직도 은은하게 아파서, 그와 겉치레로 대하는 것이 좀 짜증났다. "부마께서는 또 무슨 일이신가요?"

심의지는 눈을 내리깔았다. "방금 태후마마께 공주님을 잘 모시겠다고 약속드렸습니다."

냉란지는 어두운 하늘을 바라보았다. 몇 개의 별빛만이 희미하고 외롭게 빛나고 있었다. 냉란지는 문득 그 하늘을 뒤덮던 화살비 속에서 화살 날에 번쩍이던 차가운 빛을 떠올렸다.

그녀는 결국 참지 못하고 미간을 문질렀다.

"공주님께서는 아직 불편하신가요?"

심의지가 어느새 그녀 곁에 와 있었다. 그의 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