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17

양천은 집에 들어가기 전에 공중화장실에서 옷과 신발을 정리하고 머리도 다듬은 후에야 집 문을 열었다.

마침 점심 시간이었는데, 진민, 진자경, 진 아버지가 모두 식탁에 앉아 양천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고, 테이블에는 이미 다양한 음식들이 차려져 있었다. 양천은 신사답게 가방을 한쪽에 놓고 양복 재킷을 벗은 뒤, 셔츠의 넥타이를 풀고 나서야 식탁에 앉았다. 늘 그렇듯이 집에 돌아오면 양천은 항상 단정하고 의젓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진 아버지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자, 먹자. 다들 먹어. 음식이 식으면 맛이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