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18

여름이 다가오고 있는데도 서봉추는 오늘처럼 추웠던 적이 없었다. 온몸이 떨리고 얼굴은 창백해졌으며, 몸 곳곳이 동상으로 뒤덮인 채 산길을 따라 비틀거리며 걷고 있었다.

'불만 있었으면 좋겠는데...' 서봉추는 생각했다. 그런데 마침 울창한 숲을 지나자 불빛이 보였다. 서봉추는 망설이며 다가가지 못했다. 한밤중에 칠흑같이 어두운 산속에서, 도대체 어떤 상황인 거지?

'설마 그 여자애일까?' 그 여자애를 떠올리자 서봉추의 마음이 뜨거워졌다. 이건 그의 잘못이 아니었다. 마흔이 넘은 남자가 태어나서 그렇게 예쁜 여자를 본 적이 없었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