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214

양천은 울적한 기분으로 사무실로 돌아왔다. 원래는 방설청이 좀 더 기뻐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어디 알았겠는가, 자신의 등장이 오히려 방설청을 더 슬프게 만들었다는 것을.

항상 이런 식이었다. 자신과 방설청의 관계가 조금 진전될 때마다, 뇌팽이 방설청의 머릿속에 나타나 존재감을 과시하며, 방설청이 더 이상 선을 넘지 못하게 했다. 생각해보면 그날 밤은 방설청이 인생에서 가장 대담했던 순간이었을 것이다.

채팅 앱에서 익숙한 프로필 사진이 오프라인 상태로 바뀐 것을 보고, 양천도 자신의 앱을 닫고 사무실에서 다른 서류를 살펴보기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