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350

"같이 가면 같이 가지, 누가 누굴 무서워해?"

유준걸이 약삭빠르게 주위를 한번 둘러보더니, 내 손을 잡고 뛰기 시작했다. 휴대폰까지 전원을 꺼버린 그 모습은 완전히 여자친구 몰래 바람피우러 가는 남자 같았다.

"너 그렇게 쫄보처럼 굴지 좀 마."

"난 쫄보야, 마음에 안 들면 보지 마!"

갑자기 해외로 떠난 시여옥이 생각났다. 지금 그녀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미국의 공기가 우리나라보다 좋은지 궁금했다.

대학입시가 끝난 후, 모두들 일에만 집중하게 되었다. 회사를 완전히 자기 집처럼 여기면서 휴게실에는 컵라면이 산더미처럼 쌓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