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82

얀리는 조용히 기차 창가 자리에 앉아 불룩한 여행 가방을 품에 안고 있었다. 창백한 작은 얼굴은 한기를 내뿜는 얼음 덩어리 같았고, 멍한 눈빛으로 창밖으로 펼쳐진 황량한 풍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반 시간 전, 그녀는 객차 안에서 미친 듯이 발버둥을 쳤다. 여행 가방을 들고 그녀를 막아서는 경호원들에게 마구 내던졌다. 그녀는 말을 더듬거리며 내려야 한다고, 돌아가야 한다고 외쳤다...

서너 명의 경호원이 그녀를 뒤로 끌어당기는 동안, 그녀는 아무것도 상관하지 않고 필사적으로 몸부림쳤다. 결국 사람들이 정신없이 혼란스러운 틈을 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