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89

짧은 겨울 방학은 끊임없이 내리던 폭설과 함께 끝이 났다.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거리에는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분주히 오갔다. 모두들 얼굴에는 순진무구함과 순수함이 가득하고, 넘치는 활기를 품은 채 학교를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작은 도시는 마치 새해를 맞아 완전히 씻겨 나간 듯했다. 구석구석에 숨어있던 어둠이 모두 씻겨 나가고, 항상 음침하던 하늘이 유난히 맑아졌다. 태양이 하늘에 걸려 따스하고 부드러운 빛을 내뿜으며 작은 도시를 황금빛으로 감싸고 있었다.

살랑살랑 바람이 불어오자 노점상에 매달린 바람개비가 빠르게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