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91

대학입시 시험날, 위통에는 큰 비가 내렸다. 빗방울이 창가를 '탁탁' 두드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공기 속에는 풀 냄새와 후덥지근한 기운이 가득했고, 학교로 향하는 길은 차들로 꽉 막혀 있었다. 길가에 서 있는 부모님들은 학생들보다 더 초조해 보였다. 마치 시험장으로 향하는 것이 자신인 것처럼.

안리는 창가에 서서 창문을 살짝 열었다. 바깥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한 빗방울과 함께 얼굴로 쏟아졌다. 그녀는 눈을 감고 손을 들어 손바닥을 펼친 채 빗방울이 손끝에 떨어지도록 했다.

잠시 후, 주머니 속 휴대폰이 울렸다. 그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