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374

곧 삼복더위가 시작되는데, 이때 방 안에서 에어컨을 켜지 않아도 실내 온도가 바깥보다 오히려 시원한 편이었다. 두 사람은 속옷만 입은 채로 덥지도 춥지도 않은 딱 좋은 상태였다.

손건군이 부엌으로 가서 그동안 거의 손대지 않았던 음식들을 식탁 위에 올려놓았다. 대부분 미리 만들어진 반찬이라 더 준비할 필요가 없어 번거롭지 않았다.

노리와 손건군 두 사람이 식탁에서 마주 앉았다. 손건군은 노리가 또 백주 한 병을 꺼내는 것을 보고, 그 하얀 도자기 병과 술 이름을 보니 마음이 좀 들떴다. 이 술은 싼 게 아니었다. 평소 노리의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