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214

고세홍은 곽립선을 보자마자 얼굴색이 순식간에 몹시 난처해졌다.

그는 눈을 크게 뜨고 말을 더듬으며 한참 후에야 겨우 말했다. "어, 어떻게,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장휘는 웃으며 몇 걸음 앞으로 다가와 고세홍의 어깨를 툭 치며 친근한 척 말했다. "고세홍, 우리가 너를 놀라게 했나 보네."

"너, 너 날 만지지 마, 거지 같은 놈." 고세홍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혐오스럽다는 듯 장휘를 뿌리쳤다. 그는 자신이 고고한 존재라고 자부했기에, 당연히 이런 천한 시정잡배, 특히 이렇게 누더기를 걸친 거지 같은 사람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