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3
"
염분 형수가 일어나 몸을 살랑거리며 부엌으로 걸어갔다.
그 모습을 보며 왕승은 자신의 손을 바라보다가 습관적으로 반지를 만졌다. 갑자기 찌릿한 통증이 느껴지면서 뇌가 한 번 충격을 받는 듯했다. 금세 정신을 차린 그는 두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다가 자연스럽게 시선이 옆에 있는 테이블로 향했다.
'이건? 오이가 좀 다르게 생겼네...'
노란 오이들이 접시에 놓여 있었는데, 크고 매끈해 보였다. 마침 배가 좀 고팠던 왕승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바로 오이 하나를 집어 들었다.
왕승이 오이를 들고 있을 때 오이에서 이상한 냄새가 났다. 왕승은 이상하게 여기며 '형수가 이걸 절인 건가?' 하고 생각했다.
잠시 고민하다가 그대로 입에 넣으려는 순간, 염분 형수가 걸어 나왔다.
왕승을 보자마자 형수는 당황하며 뭐라고 말하려 했지만, 왕승이 맛있게 한 입 한 입 먹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어? 형수님, 왜 얼굴이 빨개진 거예요?"
염분 형수가 나오는 것을 보고 왕승이 의아해하자, 형수는 앞으로 다가와 조용히 나머지 오이들을 집어 들었다. "이건, 이건 먹으면 안 되는 거야."
얼굴이 붉게 물들고 눈빛은 흔들리며, 형수의 목소리도 부드럽고 애교 섞인 듯했다. 왕승은 그 모습에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먹으면 안 된다고?
무슨 상황이지?
"형수님, 이, 이 오이는요?"
왕승은 급히 입을 멈추고 손에 든 반쯤 먹은 오이를 바라보았다.
"음, 형수님, 이 오이, 정말 맛있게 절이셨네요!"
말을 마치고 몇 입에 다 먹어버렸지만, 그도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그가 이렇게 하자 염분 형수는 귀까지 빨개지며 급히 나머지 오이들을 제자리에 돌려놓고 과자를 꺼냈다.
"집이 가난해서 이런 것밖에 없네. 그냥 먹어."
왕승은 고개를 끄덕이며 사양하지 않고 과자를 집어 먹기 시작했다. 염분 형수가 혼자서는 큰 노동력이 없다는 것을 왕승은 잘 알고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화로 옆에 둘러앉자, 불빛이 비추어 염분 형수의 얼굴이 매혹적으로 보였다. 왕승은 잠시 넋을 잃다가 이내 물었다. "형수님, 그 오이요? 먹어도 되는 거예요?"
묻는 동시에 호기심 어린 척 염분 형수를 바라보았다. 이때 그녀는 가끔씩 왕승을 쳐다보며 눈빛이 몽롱해 보였지만, 또 피하는 듯한 모습이 귀여워 보였다.
"시간이 늦었네, 올라가서 쉬자."
"네? 올, 올라가요?"
왕승은 당연히 어디로 올라가는지 알고 있었다. 이 집은 간소한 부엌과 거실이 곧 침실인 구조였고, 침대도 하나뿐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해도 괜찮을지 왕승은 확신이 없었다.
그가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고 염분 형수가 말했다. "몇 년 밖에 나갔다 와서는 아는 게 많아졌네. 밤에는 춥잖아, 좁게 자면 되지. 내가 이불로 가운데를 막으면 되겠지?"
왕승의 모습에 염분 형수는 눈을 흘겼고, 밤의 불빛은 형수를 더욱 매혹적으로 비추었다.
형수의 초대를 거절할 수 없어 왕승은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침대에 올라가자 형수는 천천히 겉옷을 벗었고, 다시 한번 형수의 속살이 드러났다. 밤의 불빛은 취하게 만들었고, 형수는 더욱 매혹적으로 보였다. 왕승이 넋을 잃고 바라보다가 정신을 차렸을 때, 형수가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어린 왕승아, 형수가 아직도 예쁘니?"
부드럽게 속삭이는 목소리에 왕승은 전율을 느꼈다. "당연하죠, 형수님은 몸매도 좋고 예쁘세요."
"그래? 하지만 형수는 이 몇 년 동안 너무 외로웠어."
왠지 모르게 형수의 말을 듣고 있자니 왕승은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되었다. 이 몇 년 동안 형수는 혼자 지내며, 남자를 찾고 싶어도 적당한 대상이 없어 고통스럽게 참아왔고, 이번에는 거의 자오티에니우에게 당할 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