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111

안수의는 잠시 앉아 있다가 떠났는데, 뜻밖에도 평소 그녀와 거의 교류가 없던 려빈까지 찾아왔다. 무상은 나무 그늘 아래 얼룩덜룩한 빛 점들이 흔들리는 것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오늘은 방문하기 좋은 날인가?' 난꽃이 수놓인 연분홍색 구름무늬 비단 저고리와 치마를 입은 려빈이 아름다운 미소를 지으며 예를 갖춰 인사했다. 그녀의 머리 장식에 달린 금빛 꽃 비녀의 쌍줄 장식이 살짝 발랄한 느낌을 주었고, 난초 무늬가 새겨진 접이식 부채를 가볍게 흔들며 말했다.

"마마께서는 참 멋진 취향을 가지셨네요. 이곳은 정말 잘 고르셨어요. 시원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