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118

비장이 푸른 바탕에 은은하게 수놓인 월계화 무늬의 망토를 묵상의 몸에 둘러주었다. 달 위의 항아는 그들과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었고, 당장 급한 것은 비빈과 황제 폐하가 언제쯤 화해할 수 있을지였다. 황제 폐하는 이미 고개를 숙였는데, 비빈은 여전히 예전 모습 그대로였다. 하루 중 반나절은 멍하니 있어서, 정말 황제보다 내시가 더 조급해하는 꼴이었다. 비장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권했다.

"비빈마마, 감기 조심하셔요. 항아가 외로운지 아닌지는 노비가 모르겠지만, 노비가 아는 건 마마께서 여기서 더 앉아 계시면 감기에 걸리실 거라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