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136

벽장은 붉은 금실로 모란과 봉황을 수놓은 화려한 예복을 입고 항아가 달로 달려가는 그림이 새겨진 동경 앞에 단정히 앉아 시녀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예복에 수놓인 모란들은 바람이 불 때마다 마치 춤을 추는 듯했고, 금실로 수놓은 봉황은 고개를 들고 울부짖는 모습이 생생했다. 옷의 깃과 소매 부분에는 세 치 너비의 모란 구름무늬가 수놓여 있어 층층이 펼쳐진 모습이 눈이 어지러울 정도였다. 아래에는 붉은 모란 무늬가 둘러진 긴 치마를 입고, 목에는 적금으로 만든 용무늬 목걸이를 걸고 있었다. 이 의상은 고귀하고 화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