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15

"글씨 연습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

무상의 삐뚤빼뚤한 못생긴 글씨를 떠올리자 성제는 머리가 아파왔다. 글씨는 사람을 닮는다고 하는데, 저 글씨를 보면 이 사람이 얼마나 형편없는지 말할 필요도 없었다.

무상은 시치미를 떼며 대답했다. "글씨 쓰기란 물방울이 돌을 뚫는 것과 같아서 오랜 세월이 필요한 일인데, 어찌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 있겠습니까? 붓글씨는 만년필 글씨와는 다르니, 이런 일에 조급해할 수 있나요?"

성제는 글씨 연습에 공을 들이지 않으면서도 이렇게 당당하게 말하는 사람은 처음 보았다. 정말 세상에는 별별 사람이...